2009년 09월 26일
초등학교 때 특별활동으로 합창부에 들었지만
노래를 못해서
몇몇 부원들한테서는 너는 왜 들어왔냐고 구박(..)받고
우리 반 선생님도
교내 음악경연에 나를 추천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교내 음악경연에 작곡 부문이 생겼다면서 나를 내보냈다.
그분은 합창부의 sub 지도교사였는데
내가 노래대회에 한번도 못나가니까 측은해서
작곡이라도 나가보라고 은혜를 베풀어주신(..) 게 아닌가 싶었다.
어쨌든, 교내대회 당일 경연장인 음악실로 고고씽했는데
작곡이라고 해서 그리 대단한 건 아니었고
주어진 동요가사를 보고 멜로디를 창작해서 악보에 그리는 거였다.
걍 아무 생각없이 했는데
...
은상 탔다.
사실 출전자가 많지도 않았다.
각 반에서 3명씩 나갔는데
워낙 반이 적어서 총 참가자가 20명도 안됐다. (학년별로 시상)
그치만 출전 경험도 없었고
생각나는대로 멜로디를 갖다붙인 것 뿐인데
덜컥 상을 받으니까
황당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았다.
오..나는 천재인가봐 하고 망상에 빠지기도.
그때 만들었던 멜로디를 아직도 뚜렷이 기억하는데
정말 평범했는데도 어떻게 상을 탔는지
내가 생각해도 아리송하다.
주변에서 들었던 음악이 머릿속에 잠재적으로 기억되었다가
생각난 것이므로
의도하지 않은 표절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기뻤다.
그 다음해에도 작곡 부문에 출전했는데
이게 웬일.
동상 탔다.
그때의 멜로디는 좀 더 복잡했던 것 같지만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1등은 아니지만
두 번이나 상을 타고 나니
혹시 내가 작곡에 소질이 있는게 아닌가 하고 망상에 빠져들었기도 했지만
그때는 짧은 동요였으니까
가요 작곡하라고 하라면 도저히 못할 거 같다.
그리고 나 스스로 적극 빠져들 만큼 열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P.S.
며칠 전에 처음으로 타로카드 점을 봤었다.
내 적성이 뭔지 물어봤는데
나는 내심
"그림이나 음악같은 예술적 소질이 있으니 열심히 해보세요"라는
답변을 기대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본인은 힘들지 몰라도, 남을 가르치는 것이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중간에서 상담가 역할을 하는 걸 잘 하시거든요.
사람 대하는 게 힘들다고 하셨지만 지금 일이 적성에 맞아요"였다. -_-
기대했던 내가 바보지.
하긴..타로점이 얼마나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너무 믿을 필요는 없을지도.
# by 세바스찬 | 2009/09/26 17:03 | 잡담 | 트랙백